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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제주시내 - 제주항 (2010.9.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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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돌, 바람 그리고 여자가 유명하다 했다.

 

해안도로를 돌면서 돌과 바람은 실컷 봤는데 여자는 없었다.

 

 24일 오후 6시가 넘은 시각 우린 자전거를 반납하고 짐을 찜찔방인 용두암 해수랜드에 맡기고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만남의 광장이자 메카인 제주시청으로 향했다.

 

 

즐겁게...

용두암에서 10여분간 걸어 나가면 용담사거리가 나온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몇정거장을 가면 제주시 중앙에 자리한 제주시청에 도착한다.

 

세수만 대충하고 나와 피곤하고 떼꼰한 채로 제주시청으로 입성 서울의 대학로 축소판 같은 느낌이었다.

 

젊음의 메카.

 

여자들이 다 여기 있었다.

 4일동안 계속 해안도로만 달렸으니 볼 수가 없지...

 

몇개의 상호에서 낯익은 연예인들의 이름과 얼굴이 보였고

 

시내는 우리가 4일동안 다녔던 제주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번화가였고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가장 싼 부어치킨으로 가서 500cc 한잔씩과 크리스피 한마리를 먹었다.

 

이곳 사장님은 젊은 형님인데 무한도전의 광팬이며 두어번 제주 여행을 왔다가 정착했다고 했다.

 

좀... 대단...어느 게ㅡ트하우스도 추천을 해주었는데 젊은 여성들이 많이 온다했다.

 

자신도 거기서 두명의 여자친구를 만들었다며...

 

그런데 이름을 까먹었다..

 

피곤해서 그런지 500cc한잔에 취기가 올라 얼굴이 시뻘개졌고

 

30분도 안되어 해치운 닭 한마리는 뼈만 남아있었다.

 

 술 좀 깨려고 들어간 오락실에서 운이 좋게 돈이 들어가있는 농구게임을 발견한 웅이형이 내게 하라고 자리를 넘겨주어 난 공짜 농구게임을 즐겼지만

 

실력이 안돼 2코스까지 밖에 못갔다.

 

 제주시내의 재미난 문구들...

 

마침 시내에서는 막걸리 시음회가 했었는데 한사람당 하나씩 막걸리를 나눠주는 통 큰 시음회였다. 

 

 처음에 여자들이 하나씩 막걸리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아, 제주 여자들은 막걸리를 가지고 다니는 게 유행인가봐"

 

하기도....서울 촌놈들의 생각이란...

 

그렇게 시내의 사람들을(여자들을) 구경하다가 눈에 띤 싼 안주메뉴가 써있는 현수막을 보고 

 

들어간 술집은 젊은 부부가 운영하였는데 남자 사장님의 손이 엄청 큰지 8000원이 안돼는 어묵탕 안주에 어묵을 세트 째로 전부 들이 부은 것 같았다.

 

푸짐한 어묵탕 한그릇과  제주도 소주인 한라산을 각1병하고

 

이런 저런 소소한 얘기들과 취기어린 장난섞인 푸념들도 늘어놓으면서 형과 시내를 나왔다.

 

돌아간 찜질방에서 키를 받고 짐을 정리하려했는데 피곤때문인지 술때문이지 도저히 힘이 들어 할 수가 없었다.

 

난 다음날 11시까지 늦잠을 자겠노라 선언하고 엄청 찬물에 몸을 던져 술을 좀 깨고 찜질방에서 형과 자리를 잡고 누웠다.

 

다음날 25일 아침이 밝아 11시에 일어나겠다던 난 새벽 5시에 눈을 떴고 혼자서 일찍 나갈지도 모르겠다고 한 형은 10시까지 잠을 잤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찜질방을 돌아다니며 만화책도 보고 일지도 써보고 짐을 정리 하면서 시간을 떼우다가

 

11시에 탕으로 들어가 깨끗하게 목욕 재개를 하고 길을 나섰다.

 

 

오후 7시 배인 오하마나를 탑승하기 전 기념품도 사고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는 동문시장으로 향했다.

 

역시 용담 사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동문 사거리 혹은 중앙 사거리에서 내리니 동문시장이 보였다.

 

동문시장 앞에 자리한 서울의 청계천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산지천은 근래에 개장한 올레길 17코스의 종점이었다.

 

산지천에서 만난 말티즈인데 엄청 짖어대길래 쓰다듬었더니 가만히 날 바라보는 녀석의 검은 눈동자가 정말 이뻤다.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내다파는 이색적인 벼룩시장이 열렸고

 

장사를 하는 아이들의 뒤에서 어머니들은 이런저런 코치를 해주며 장사를 도와주었다.

 

그렇게 몇가지 볼거리를 뒤로하고 졸인배를 움켜잡으며 동문시장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제주도의 명물인 감귤과 옥돔 등이 즐비한 시장의 안쪽에 자리한 식당으로 들어가

 

쓸데없이 진지하게 메뉴고르기

난 그렇게 먹고 싶었지만 먹지 못했던 제주도 올레국수(고기국수)를 시켰고

 

웅이형은 순대국밥을 시켰는데 각 4,000원짜리 밥상은 사장님의 시장인심에 우리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순대를 넣지 말아 달란 형의 주문에 사장님은 찹쌀순대라 맛있다며 국밥에 머리고기만 잔뜩 넣어주셨고

 

그런 사장님의 말에 내가 아쉬워 그럼 순대만 조금 따로 주실수 없냐 물으니 사장님은 웃으며 쿨하게 한접시를 주셨다.

 

고기국수는 중면에 사골국 머리고기가 들어있었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밥도 한그릇 먹고 싶어 사장님께 살짝 얘기했는데 알겠다며 주신 서비스 밥은 알고보니 내가 한그릇을 시킨것으로 1000원이 계산됐다.

 

시장인심도 때론 정확했다. 

 

어쨋든 맛이 정말... 좋았다.

 

특히 국물이 정말 시원했는데 전날 먹은 술탓인지 더욱 시원했다.

 

 그리고 기념품 몇가지를 사고 탑동으로 걸음을 옮겼다.

 

서울의 명동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탑동은 대부분 옷을 파는 매장이었다.

 

제주도 패션의 메카인 듯.

 

몇번 지났던 길이라 이번엔 중앙 지하상가를 통해 제주 목관아의 관목정으로 향했다.

 

여자밖에 없었다.

올라가기 전에 잠시 무거운 베낭을 내려 놓고 쉬면서 제주 여자들과 사진도 함께 찍었다.

 

 

수줍게 마네킹과 손을 잡는 형... 씁쓸했다.

 

제주 목관아의 진해루 앞에는 서울과 같이 저렇게 옛 풍경을 재현해 보이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관목정은 공사중이었다.

 

다시 산지천을 넘어 제주항으로 걸어가는 길.

 

이제 왠만한 제주시의 길은 걸어서 갈만했다.

 

거추장스런 침낭을 베낭에 연결하여 다시 출발!

 

 나름 여행자 패션 잡지를 따라해보려했으나...

 

 

오후 4시 30분쯤 제주항 도착, 출력한 애매권을 매표소에서 승선권으로 바꾸고

 

일찍 자리를 잡기위해 제주항으로 들어섰다. 

 

잠시 로비에 인파들 틈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제주항 연안 여객 터미널 도착!

 

한적한 곳에서 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녔고 형은 잠시 눈을 붙였다.

 

그렇게 제주에서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면서

오하마나호의 승선시간을 기다리며 게이트 앞에서 줄을 섰다.

 

 

* 이때 내가 20일 첫날 인천항에서 줄설때 앞에 있던 꼬마 여자아이를 또 만났다.

아이는 날 알아보는 것 같아 보였지만 쑥쓰러워하면서 내 시선을 계속 피했다.

난 반가워 계속 인사했지만 아이의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처음엔 혼자서 여행 온 사람이 나밖에 없는 줄 알고 조금 위축되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일정을 마무리 해보니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또, 첫날에도 마지막 날도 함께 줄을 선 꼬마 아가씨의 가족들처럼

나와 같은 일정으로 여행을 다녔던 사람들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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