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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소소한 매력을 정의하는 감성의 LAND LAND LAND 여행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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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생각한다. ‘역시 집이 최고야.’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여행 벌레’가 온몸을 꿈틀꿈틀 기어다닌다. 그러면 영화나 사진집을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다시 여행을 떠나고 만다. 질리지도 않는지.

 

- Land Land Land 여행 A to Z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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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에서 좋은 기회를 만나 운이 좋게 북테스터로 선정이 되었었다. 책의 제목은 Land Land Land 여행 A to Z. 오키오 미요코라는 일본의 스타일리스트가 쓴 일종의 여행 후기이며 사진집이다. 책을 펴들고 3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 독자는 그녀와 여행을 다녀오게 된다. 책은 그녀의 북유럽과 러시아 영국 등의 여행기를 소개하고 있다. 알파벳 A부터 Z까지 그녀가 생각하는 여행의 작은 즐거움들을 순서대로 나열해가며 풀어 쓴 이 책은 어느 유명 여행 블로거의 글을 읽는 느낌이다. 동시에 그녀는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여행가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쾌적함을 시작으로 인상 깊은 그녀의 A to Z를 몇가지 살펴보면 첫 번째로 아이스크림이다.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여행의 스위치라고 소개한다. 공항 내지 기내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각별하다며 말하는 그녀의 필체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주는 그만의 매력과 애착을 십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폴라로이드, 책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그녀의 사진이다. 초점이 흐릿한 낡은 폴라로이드 필름 속 풍경들 그녀가 담아온 것은 여행의 여정 그 자체였다. 여행자들이 세계 어디를 가도 항상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맥도날드에 대한 소개나 포장이 예뻐서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해 어느덧 여행을 가면 필수 구매품이 되어 수집을 하는 꿀이나 키홀더들 겨울에 태어나고 겨울을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겨울여행과 동물원 등등, Land Land Land는 오카오 미요코란 여행자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여행 사전이다. 또 그러한 소소한 여행의 매력뿐 아니라 북유럽을 소개하는 그녀만의 방식이 참 인상 깊었다. 특히, 소리의 인상이 없는 나라라고 소개한 노르웨이는 개인적으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의 리스트에 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이드 북으로는 미처 알 수 없는 여행의 작은 Tip이나 추천코스 등은 알짜배기 정보임이 틀림없다.

 

마침 제주도 자전거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안돼 아직 여행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접하게 된 테스터 체험이라 그런지 내게는 더더욱 각별하게 느껴졌다. 영국에서의 그녀의 여행일지를 보며 거의 똑같은 날짜인 9월의 나의 허접한 제주도 여행일지가 생각이 나기도 해 웃음이 났다. 내 손으로 직접 짜본 여행 계획표를 들고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오하마나호를 타고 제주도라는 대한민국의 남쪽 끝섬을 향해 갈 때의 그 설렘이 다시 느껴져 두근대기도 했다. 한바탕 눈으로 그녀의 여행을 쫓다보니 작가가 애착을 가지고 서술한 여행기에 점점 이입이 되어 나도 어느새 그곳에 다녀와 본 양 혹은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양 애착이 가고 꼭 가고 싶어 방벽에 붙은 세계지도를 유심히 살피며 펜으로 체크를 해두기도 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내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선물이고 그 선물을 통해 치유를 얻는 나는 다시 제자리에 설 수 있게 된다.” 지난 여행에서 본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글귀였다. 오카오 미요코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여행을 정의하는 수십여개의 낯익고 때론 식상한 표현들은 모두 진리인 것 같다.

 

책의 에필로그에서 말하는 것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여행은 재밌는 것이다. 또 혼자하는 여행에서 느끼는 고독과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가지기도 한다. 낯선 곳을 향한 걸음은 떨리기 마련이다. 비단 무서운 감정뿐 아니라 흥분되는 기분에 사로잡힌 기분 좋은 고통은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와 본 사람들만이 공감 할 수 있는 느낌일이지 모른다. 만약 아직 그런 기분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작가가 보고 느꼈던 것을 답습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 것이고 혹은 여행을 즐겨본 독자들에겐 여행을 정의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자신의 여행기를 떠올려보고 다시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짜보기도 할지 모른다. 나처럼.

 

 


LAND LAND LAND(여행A TO Z)

저자
오카오 미요코 지음
출판사
디자인이음 | 2010-07-17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폴라로이드로 담아낸 인기 스타일리스트 오카오 미요코의 특별한 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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