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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부산까지 2시간 남기고 그리고 부산의 밤 (내일로 4일차_20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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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 ~ 18:59

내가 탄
영주에서 부산을 가는 차다.

예상 밖에 처음엔 자리가 많이 남았았다. 여유롭게 근 30분을 가면서 부산의 먹거리나 야경을 용두산이나 광안리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있었다.

하루를 정리하는 여행 메모도 잊지 않고 있다. 졸릴 때 잠이 안오면 가져온 무리카미의 책(내가 달리기를 말할때 하고 싶은 기야기)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때 한 두명 씩 내가 잡은 자리에 주인이 들어와 앉기 시작했다. 하나 둘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하자 객차 밖에 말곤 자리를 잡기가 어려웠다.

옮기고 옮기고 불편하고 시끄러운 객차 사이 통로에 자리를 잡았다가도 금방 일어나 초반에 만끽했던 그 여유로운 자리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왔다갔다 반복했지만 이내 후회하고 말았다. 구미를 거칠때 사람들이 정말 많이 타기 시작했다. 자리가 있는 사람은 물론이요 입석을 한 사람들이 객차안의 통로에 줄을 지어 찰 만큼...

결국 열차 카페인 4번차는 입석인 사람들의 모임 장소인지 모를 쾌쾌한 냄새까지 나는 열기로 가득했다.. 그냥 객차 사이의 연결 통로 자리에 앉을걸... 이렇게 서서 남은 두시간을 채울줄 어찌 알았을까


대구역에 당도하니 사람이 조금 빠졌다 아주 잠시 빈자리에 앉는 여유도 잠시 다시 들어찬 인파에 다시 서서 부산까지 가야할거 같다.

부산행 열차 객차간 사이에서

부산까지 2시간 남기고...

 

 

 

부산 도착

내 생에 첫 부산이다.

 

쓸쓸한 단독샷

 

부산이라는 지역은 항상 내게 기대감을 주는 도시였다.

맛거리 볼거리 그리고 부산 사투리... 항상 기대했고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번 오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혼자오게 돼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서울 촌놈인지라 많은 지역을 둘어보기 못해 항상 티비 속에서만 보아오던 부산은 개인적으로는 마치 외국에 온 듯한 낯설기도 한 느낌이기도 했다.

열차안에서 계획을 짠대로 어디부터 야경을 볼까 고민하다가 역시 부산의 야경하면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겠지 싶어 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그전에 하루종일 영주의 쫄면하나로만 배를 채웠던지라 무언가 먹고 가야할 거 같았다.

낮에도 먹은 면이지만 그래도 역시 부산역 인근에 있다는 유명한 밀면집을 가야하기에 나의 저녁 메뉴 역시 밀면으로 선택했다.

 

 


초량밀면 / 냉면,막국수

주소
부산 동구 초량동 363-2번지
전화
051-462-1575
설명
부산역 건너에 위치한 밀면 전문점입니다. \n대표메뉴인 밀면과 함께 다진 채소와 고기...
지도보기

바로 부산역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도 쉬웠고 부산사람들 역시 많이 찾는 곳인지 저녁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예전에 경주에서도 밀면을 먹었다.

그곳도 경주의 유명 맛집이었는데 30분간 줄을 서 먹은 기억이 있었다.

맛은 비슷했다. 그때는 비빔을 먹으면서 아 물밀면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부산에서는 물밀면을 시켜먹었다.

그래도 왠지 언제 다시 오겠냐는 마음에 만두 한판도 시켜먹었다.

혼자오다보니 사람이 많은 음식점을 가면 뭔가 소외 받는 느낌과 함께 4명이 앉을 수 았는 자리에 혼자 앉아 먹으니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의 눈총이 따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강릉의 교동반점에서는 그냥 빈자리가 있으면 동행이 아니라도 옆에 바로 앉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밀면집은 좁지도 않았고 한시간 이상 기다릴 정도가 아니여서 4명 자릴 나혼자 차지해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역시나 혼자 앉아 주문한지 한참이 지나도 음식이 오지않아 가뜩이나 눈치밥에 소외감까지 느껴져 빨리 먹고 자리를 일어섰다.

맛있는 육수와 속이 찬 만두 3개를 먹고나니 2개의 만두가 남았다. 무리해서 먹지도 아깝게 버리기도 싫어서 옆에서 만두도 먹을까 하는 커플에게 남은 두개를 양보하고 감사 인사를 받았다.

역시나 씁쓸했다. 하지만 소외감은 소외감일 뿐 음식의 맛은 정말 좋았다.

특히 역시나 냉면이든 밀면이든 맛집이라고 한다면 육수가 맛있다.

서둘러 일어나 사장님에게 광안해수욕장을 가는 버스를 물어 인파로 가득찬 부산역 앞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려 올라탔다.

 

 

처음 설명들은대로 버스를 골라 타 기사님에게 물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기사님이 그냥 올라타라고 하는 말에 어떨결에 올라탄 버스는 역시 잘못 탄 버스였다. 한참 돌아가는 버스였는지 다시 제대로 올라타고 출발 후 물어본 나의 질문에 기사님은 머쓱하게 저쪽에서 갈 타야 겠다는 대답을 했다.

바로 옆에 앉은 아주머니는 여행 온 내가 안됐는지 버스 번호와 방향을 알려주셨다. 역시나 부산 사람들은 친절했다.

 

광안리 해수욕장 앞 정류장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광안리 해수욕장, 처음엔 정류장에서 어리둥절했다.

바로 해수욕장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길이어서 조금 걸어 들어가야했다.

광안리 해수욕장...

야경이 정말 이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밤에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일요일 밤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밤에 찾길 정말 잘한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의 해변은 와이파이 환경이 정말 잘되어있었다.

스마트 폰을 쓰지 않는 내게는 와이파이환경이 정말 중요했는데 나의 아이팟터치가 제때에 바로바로 반응을 해주었다.

그간 밀렸던 카톡으로 정신없이 지인들과 연락을 하다가 뜬금없이 태종대 길을 묻는 한 아저씨를 만났다.

광안리에 가까운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을 의사라 소개하고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떠날 예정으로 잠시 혼자 부산여행을 왔다는 그 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저녁을 아직 못먹었다기에 함께 송정으로 이동해 돼지국밥을 먹었다. 

 

혼자서 다니는 것에 대해 조금 씁쓸함을 느끼던 차에 동행이 생겨 조금 마음이 느슨해졌다.

함께 돼지 국밥을 먹고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과의 여행에서 만남이 라는 것이 역시 사람을 조금 풀어놓는거 같았다.

처음 본 사람에게 이얘기 저얘기 할얘기 못할 얘기도 하고 꽤 나 친했졌다. 나이차이도 10살이 차이가 나는 형님이었지만 영국에서 죽 살아 자신에게 말을 놓아줬음 했지만 한국에만 살던 내게는 그리 쉽지 않았다.

밤에 송정 해수욕장을 찾았다.

송정은 길거리 카페가 유명한 곳이었으며 인산인해를 이루는 부산의 여느 해수욕장과는 또 다르게 굉장히 조용한 곳이었다.

연인과 함께라면 꼭 추천할만한 곳이었다.

난 아쉽지만 10살이 많은 아저씨와 함께 테이크 아웃을 한 커피를 가지고 두런두런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송정 해수욕장

사람이 없는 송정 해수욕장은 정말 조용했다.

또 안쪽으로는 많은 숙박(?)시설들과 부럽게도(?)연인과 함께하는 차량들이 즐비했다.

그곳에서는 소원등을 파는 노인이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권유했는데, 적막하게 파도 소리만 나는 해수욕장에서 등불 하나가 조용히 밤 바다 바람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퍽 보기 좋았다.

그렇게 시끌벅적하고 에너지 넘치는 부산의 밤을 부산역과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또 한편으로 부산에서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밤을 느끼게 돼 개인적으로 굉장히 반갑고 좋았다.

    

 

소원등

  

 그렇게 그 형님과 부산의 밤을 보내고 이왕에 둘이고 어차피 형님도 모텔에서 보내는 거라면 나도 함께 가지 않겠냐고 해서 조금 찜찜했지만 숙박비도 줄일겸 내게는 별로 해가 되지 않는 제안인지라 그러자고 하고 내생의 첫(?) 모텔을 결국 남자와 들어가게 됐다. 

아무튼 새로운 부산의 아침을 위해 서둘러 잠자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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