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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제주항 - 애월 (20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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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에서  후에 노량진에 찾아가 인사가겠노라하며 선생님가족과 작별하고 제주 하이킹에 연락을 하니 차량 픽업을 해주었다.

 

그렇게 5분도 채 되지 않아 제주하이킹의 봉고를 타고 도착한 제주하이킹.

 

나와 함께 탄 내 또래로 뵈는 남자 한명과 함께 사장님께 이런저런 설명과 조언들 추천코스들을 소상히 듣고 계약서에 싸인하고 1일 1만원 하는 보급형 아팔란치아 1.0 시리즈를 빌리기로 하고 직접 타보고 자전거를 결정해 보라기에 빨간색 자전거가 줄지어선 앞에 혼자 덩그라니 있는 검정색 아팔란치아 1.0 가장 구버젼인 녀석을 두번만에 선택해 버렸다. 

 

왜 이 고물들 중에 가장 고물을 골랐을까?

우리집에 덩그라니있는 초록색 그 녀석이 생각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자전거는 잘 나가지 않고 기어도 수시로 헛도는 고물이었지만 내 몸에는 이놈이 꼭 맞는 옷처럼 느껴졌다.

 

 

아저씨는 비가 올때를 대비한 우의와 비닐을 준비해주셨고 끈으로 짐받이에 내 짐을 꽁꽁 싸매주셨다.

 

 그렇게 기념 사진 몇방과 함께 시작한 나의 3박 4일 일정의 시작시간은 11시가 조금 안돼는 시각이었다.

 

웅이형과 가족들에게 나의 일정이 시작됐음을 알리고 핸드폰을 꺼둔 채 달리기 시작했다.

 

시계반대방향으로 시작해 해안도로 한바퀴를 도는 일정.

 

폐달을 밟을때마다 끼걱대는 소리도 바람소리도 파도소리도 모두 듣기 좋은 소리였다.

 

우선. 첫번째 목적지인 애월의 구엄리 돌염전까지 사진을 찍어가면서 쉬엄쉬엄 천천히 달리기로 했다.

 

어김없이 "사진 좀 찍어 주시겠어요?"란 대사를 친 뒤에 바로 포즈를 잡았다.

 

귀 언저리에는 계속 10cm의 노래가 흘러나오며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 둘 머리에 가슴에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만난 첫 돌하르방과 가볍게 인사하고 나의 여행도 보살펴주기를 바랐다.

 

혼자서 처음으로 떠돌아다니는 여행이었기에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었다.

이미, 중랑천 하이킹으로 셀카에 단련되있던 내게 10초의 타이밍은 아무것도 아녔으나 중랑천과 제주도의 바람은 천지차이였다.

 

* 저 두번째 사진을 찍을 때 난 내 사진기가 셔터가 눌러지며 뒤로 넘어가는 처참한 광경을 보게 된다.

 

흑...

 

렌즈쪽으로 떨어져 망가져버린 렌즈를 안고 한참동안 씨름한 끝에 임시방편으로 찍을 수 있게 만들었으나 초점이 계속 맞지 않았다.

 

돌하르방이 내 부탁이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처참하지만 그래도 2개의 사진을 찍으면 1개정도는 초점이 잡히는 것 같아 일부러 계속 사진을 찍었다.

 

 * 이 사거리에서 지도를 잘보고 가야한다는 사실 안 그럼 시작부터 길을 잃는다.

 

그렇게 도착한 이호테우해변, 처음으로 나온 비치에 신나서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다.

 

난 사진만 찍고 잠시 땀만 식혔지만

나중에 이곳에서 웅이형은 텐트를 치고 잤다고 했다.

 

 

 

큰길로 들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누군가를 닮은 작은 강아지 한마리가 헥헥대며 종종걸음으로 열심히 쫄래쫄래 갔다.

녀석의 귀여운 뒤태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제주 방송국을 지나는 길,

커다란 안테나들이 들판위에 즐비해 있기에 일부로 자전거를 돌려 들어가보았다.

길게 늘어선 오솔길이 참 멋졌지만 너무 길어서 왠지 코스를 이탈할것 같아 중간만 돌다가 다시 나왔다.

사진기는 대충 괜찮아 보였다. 

그렇게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앞으로 내딛다가 몇km 되지 않는 거리를 거진 2시간만에 왔다.

 

 때떄로 사진기 점검을 핑계로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애월읍 구엄리 돌염전 도착

 

* 아! 저 뒤에 찍힌 저 분이 21일 여정에 있어 후에 내게는 최고의 은인이 되시는 분이시다.

 

여행은 자유다.

여행은 마음의 자유고, 몸의 자유이다.

여행은 눈의 자유요, 코의 자유이고 입과 귀의 자유이다.

마음이 가는대로 몸이 가고, 눈이 가는대로 보고,

코가 가는대로 냄새 맡고, 입이 가는대로 맛을 보며,

귀가 가는대로 듣는 영육의 여정이요, 감각의 유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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