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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2014년 5월 12일, 아웃백 투어 D+4 "Flinders Ranges" 붉은 대륙 횡단의 준비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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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2일

오늘은 잠시 쉬어가는 날이다. 크렉은 내일부터 본격적인 붉은 대륙 횡단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북부로 향하는 아웃 백 길은 뜨거운 태양과 파리떼 때문에 선 크림과 선글라스는 물론이요 파리 망 또한 필수이다.

플린더스 레인지는 애초의 붉은 대륙으로 향하는 전초전도 되지 않는 길이라 했다. 그래서 오늘은 캠핑사이트에서 아침 산책 겸 등산을 하고 작은 유적들을 둘러보며 오전 오후를 보내고 사진을 찍으며 멤버들과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눴다. 

보통이 그들의 일상, 직업을 얘기하며 보냈는데 정말 각자의 사연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변호사, 간호사, 선생님 등의 대개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해외 여행 자체가 사실 정말 큰 마음을 먹고 길게 준비과정을 거쳐 남다른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나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에게는 일상의 일탈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고, 어떤 이에겐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또 어떤 이들에겐 작은 휴식이었다. 

한 친구가 내게 마치 부산을 가봤냐는 듯 툭 던지며 이집트를 가봤냐고 물었을 때 나는 한국이라는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온 우물 안 개구리 같음을 느끼기도 했다. 얼마나 좁은 눈으로 세상을 보아 왔나 싶은… 이때 지금 여행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느끼는 동시에 지금의 순간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가 하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일찍 퀀으로 돌아온 우리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굉장히 큰 별장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녁에 각자 사온 맥주와 함께 쉐프 크렉의 리드 하에 미트볼 스파게티를 해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는 늘 앞장서서 설거지를 돕곤 했다. 그런 내게 그들은 내가 정말 설거지를 즐겨서 한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은 그들의 행동이 많이 굼뜨다고 생각해 손을 걷어 부치기 시작했지만, 뭐든 즐겨서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리를 모두 끝내고 맥주 한 캔씩을 들고서 큰 홀에 나와 둘러 앉아 티비를 보며 담소를 나눴다. 분위기는 무르익었지만 다음 날의 여정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긴 여정인지라 가이드이자 요리사 그리고 운전기사인 크렉이 내일을 위해 자리를 파하고 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각자 한 둘씩 자리를 뜨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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