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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2014년 5월 14일, 아웃백 투어 D+6 "Josephine's Gallery and Kangaroo Orphanage" 쿠퍼패디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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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4일,


쿠퍼패디에서 맞는 아침은 제법 쌀쌀했다. 본격적으로 쿠퍼패디에서의 관광을 준비하면서 숙소 업그레이드를 해 일반 호텔에서 잠을 잔 멤버를 크렉이 데리러 간 사이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가이드의 시범이 없이도 알아서 척척 식 재료를 꺼내 시리얼 혹은 토스트로 아침을 각자 해결하고 남은 멤버들을 기다리며 아침 산책 중인 어보리진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발음은 억셌지만 능숙한 영어를 하는 그들의 친절한 인사에 조금 어리둥절했다. 사실, 호주 사람들은 어보리진들이 친절하다고 얘기하지만 가끔 여행객들이나 백인들에 대한 분노를 가진 이들이 있어 조심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주워 들은 것이 있었기에 조금 긴장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쿠퍼패디를 떠나기 전 우리는 모두 오팔 채굴장으로 가서 오팔 원석을 캐는 체험을 했다. 전날 박물관에서 배운 오팔 원석 구별법을 실천하며 다들 그늘 하나 없는 하얀 흙과 바위, 자갈만이 즐비한 언덕에서 한자리씩 차지해 돌들을 두드리고 깨고 부수고 캐면서 원석 찾기에 열을 올렸다. 난 그냥 한자리에 앉아 돌탑을 쌓으면서 아침에 인사한 어보리진들을 생각했다. 둘째 날, 그램피언 센트럴센터에서 본 어보리진 역사를 문명화로 미화시킨 백인의 모습에서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가 대입되어 쿠퍼패디의 놀라운 지하 굴 집에 혀를 내두르며 신기해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를 만들기 위해 강제 동원됐을 어보리진들의 삶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씁쓸했다.


물론 이런 씁쓸함은 결국은 백인이 만들어 놓은 판 위에서 즐길 것 즐기고 누릴 것 다 누리는 한 관광객의 혼자만의 허세로 남기고 관광일정에 포함된 현지 와일드라이프(동물원)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조세핀 갤러리에서 사람들 손으로 정성스럽게 사육하는 캥거루들을 보며 먹이를 주는 등의 체험과 더불어 갓난 새끼 캥거루에게 젖병을 물리는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었다. 

브리즈번에서 코알라 성지를 두 번이나 갔기 때문에 캥거루나 코알라는 질리도록 봤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직접 사람들의 손에서 건강하게 자란 캥거루나 새끼 캥거루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또 다른 새로움이 있었다. 또 호주의 들개인 ”딩고”(인위적으로 호주로 들여온 품종)들의 침입을 막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울타리(딩고펜스)에서 사진을 찍고 쿠퍼패디를 나타내는 차로 만든 입간판 앞에서 장난스럽게 사진도 찍고 쿠퍼패디를 뒤로했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거의 호주의 중심에 가까운 지역인 “얼둔다”로 도착해 다시 스웨깅을 할 수 있는 캠핑사이트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어보리진의 악기인 디저리두를 부는 연습을 하면서 캠핑의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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