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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통영의 밤 그리고 강구안의 달빛 산책 (내일로 5일차_20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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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어둠이 엄습해오는 시각 고속버스를 타고 통영에 도착했다.

 

 

 

 

순천 여수 가는 버스 시간표를 미리 찍어두기 다음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여행 중 미리 차시간을 찍어두는 것 만큼 현명한 활동도 없을 것이다

 

처음 통영에 발을 딛었을 때 난 내 무지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

그저 통영은 동피랑이라는 벽화 마을이나 유명할법한 섬마을 정도 이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무지해도 너무 무지했다.

발 딛는 순간 커다란 아파트 단지가 나를 반기고 있었고 택시가 터미널 앞에서 줄 서 있었다.

통영은 조선때부터 제2의 계획도시라 부리울 만큼 규모가 큰 항구도시였다.

물론 부산이나 서울같은 대도시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작은 지역임에도 공업.상업.관광산업이 합일하는 알찬 항구도시라는 것이다.

그저 통영에 대해서라고는 동피랑 하나 밖에 모르고 왔던 무지한 여행객에게는 조금 놀라운 시각적 충격이었다.

(다음날 시티투어를 통해 놀라운 시각적 충격 뿐만 아니라 웅장한 역사의 한 산실이라는 사실까지 지각적으로 깨우치며 나의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수도 없게 되기도 한다.) 

 

 

 

시각은 8:30 사실 많이 배고프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강구안 야경을 한눈에 볼수 있는 남망산 조각공원을 찾았다.

버스를 기다리기엔 많이 피곤하고 지친 탓에 또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기사님과 이런저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내일 일정에 대해 상의(시티투어를 할지 혼자 다녀볼지)를 하면서 택시비가 5,000원 정도가 나올 즈음 도착한 강구안의 남망산 조각공원 그곳의 야경이 제법 좋았다.

 

 

 

 

 

강구안

 

달밤에 혼자 공원온 1人

 

 

 

 

 

 

섬뜩한 동상들

차분하지만 밝은 강구안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각공원의 밤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니 뭔가 조금 먹지 읺으면 아쉬울거 같았다. 특히 굴... 내일은 꿀빵과 충무김밥을 먹을거니깐... 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굴을 먹지 않으면 아쉬울거 같아 찾은 굴 해물 요리 전문집에 들어갔다. 조금의 갈등을 했지만 먹는게 남는거라고 생각했다.(원래 여행을 떠났던 계획과는 많이 달라진 마음가짐... 때문에 예산 경비를 많이 초과했다.) 

 

 


대풍관 / 굴,전복

주소
경남 통영시 동호동 174-1번지
전화
055-644-4446
설명
-
지도보기

정말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처음엔 굴국밥을 먹으려 했지만 기본 찬에 굴무침 굴장 등 굴요리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지락 비빔밥을 시켰다.

 

순식간에 설거지까지...



8,000원 식사 하나에 찬이 많이 나오고 해물 된장찌개까지 거하게 나오는 상차림에 눈이 휘둥그레져 실컷 먹었다.

그리고 계산을 했는데... 통영에서의 위기 첫번째 체크카드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유는 잔액부족 아뿔싸 카드 출금액이 오바한 모양이었다.

전날 부산에서 과하게 돈을 좀 썼기도 했고 택시를 자주 이용하기도 했으며 밥을 먹을때 아끼지 않았던 터라 예산이 많이 초관되었음을 그때서야 알았다.(사실 카드출금일을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난감한 순간이었다.

여행에서 나의 주머니가 0원이라는 사실만큼 당황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결국 형에게 도움을 요청해 간신히 돈을 채워 계산하기까지 10분간 불편한 자릴 지키고 있어야만 했다.

그때문인지 방금 먹은 저녁도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형 덕분에 다시 현금을 찾아 사람없는 해수랜드에서 편하게 하루를 정리했다.

이후에도 통영에서는 두번의 난감한 상황들이 내게 찾아온다. 덕분에 통영에서의 1박2일은 잊을 수가 없다.

 

강구안의 거북선

 

 

강구안

 

해수랜드 바로 옆 통영 시티투어 사무실



내 위기와는 상관없이 생각보단 강구안의 야경은 정말 이뻤다.

통영시와 그곳의 차분하고 조용한 강구안에서 다음날은 이순신 공원에서 해돋이를 보고 동피랑을 다녀와 꿀빵을 사고 시티투어 혹은 해저터널과 케이블카를 혼자 힘으로 다녀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나였지만 사실 계획처럼은 되지 않았던 통영에서의 하루(내일로 6일차)였다.

이만 내가 좋아하는 김용택시인의 "통영의 밤"을 끝으로 길었던 내일로 5일차를 마쳐본다.

당신은 싱그러움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이었지요.

살아 있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감동을 잃지 않고 있다는 증거랍니다.

늘 죽지 않는 감성, 세상에 대한 관심, 예술에 대한 광활한 미지의 세계를 그리는

지치지 않는 영혼을 가진, 예술을 품은 가슴은 빛납니다.

예술은 손에 잡힌 현실이 아니고 온몸에 스며들게 하는 현실이지요.

나는 스며드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느끼고 스며드는 것들은 떼어낼 수 없습니다.

꽃이, 바람이, 봄비가 세상으로 스며들듯이 나는 당신에게로 스며들고 싶었지요.

지치지 않는 사랑을.....

우리가 사는 세상을 향한 끝이 없는 방황을......

사랑합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좁은 골목길 사람들 틈에 꽃잎처럼 날아든 당신의 얼굴,

나는

떨렸습니다.

아름다운 골목이었습니다.

당신은 배우처러 빛이 났지요.

떨리는 사랑을, 세상을 향한 그리움을 ...... 당신은 아는 사람이었지요.

그 비릿한 골목의 불빛들, 그 불빛 속의 사람들을....... 나는 기억하게 되었답니다.

봄바람 부는 거리에 꽃잎처럼 날아온,

그대 얼굴을,

그 그리운 통영의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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