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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순천의 오후,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는 순천만, 용산 전망대와 갈대밭 그리고 내일로 마지막 일정 (내일로 7일차_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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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2,000원 중 내일로 500원 할인을 받았다.

 

 

 

 

 

 

그래서 수중에 남은  600원이 나의 전재산이 되었다.

한끼도 제대로 먹지 않고 움직이는 것은 고욕이었지만 정신이 맑고 집중하기에 좋았다.

30,000원을 보내달라고 보낸 문자에 대한 친구의 답장이 기다려졌다.

 

 

순천만... 평일의 그곳은 많은 인파가 몰려있지는 않았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았던 이날, 순천만은 2013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처음엔 그냥 큰 공원을 들어서는 듯 평범한 모습이었다.

몇개의 눈에 띄는 조형물 외에는 그다지 볼거리가 있지는 않았다.

생태관과 천문관을 지나자 습지가 나왔다.

생태 습지는 온전히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순천은 드라마 촬영장이 유명하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에 많은 사람들이 "용산 전망대"를 오르는 길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사람들이 잡은 방향을 그대로 따라갔다.

 

 

 

 

 

 

다리로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황금빛 갈대밭 습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람은 역시 좋았고 스산하게 바람을 타는 갈대밭 소리가 듣기 좋았다.

정말 우리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성이 잘되어있었다.

금빛 갈대 밭과 다리 그리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꽤 길게 늘어서 있는데 연인과 가족과 함게 걸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배를 탈 수 있다

 

 

 

 

 

 

 

 

역시나 아직 조성 중이고 공사 중인 곳이 조금은 눈에 띄었다.

이리 저리 둘러봐도 온통 금빛 갈대밭 뿐인 생태 습지를 건너 마지막 화장실을 지나면 구름다리에 도달한다.

마지막 화장실에서 허겁지겁 물로 줄인 배를 채우고 길을 나섰다.

 

 

 

 

마지막 화장실

 

 

 

 용산을 들어서는 길,

여기서 난데없는 등산이 시작된다.

그리 높은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은 산.

산책 정도로 여기고 데이트 코스마냥 오르기 시작했던 사람들을 조금 당황해 할지 모른다.

가벼운 산 하나를 오른다고 생각해야한다.

 

 

 

 

 전망이 참 좋은 산이다.

바로 밑은 바다를 통하는 습지이고 그 전경은 정말 볼만했다.

 

 

 

 

 보조 전망대가 보인다면 2/3는 오른셈이다.

 

보조 전망대에 찍은 파노라마

 

 잠시 쉬어가며 천천히 올랐다.

배속에서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났기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날 날씨 만큼 좋은 날씨가 없었다.

내일로 마지막 날을 이런 좋은 날씨에 보낸다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등산을 오른지 40여분이 지나 땀이 이마와 쇄골에 송글송글 맺힐 때 즈음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한다.

사실 크게 볼거리가 있는 전망대는 아니다.

하지만 한눈에 생태 습지를 볼수 있는 곳이라 눈이 즐거우며 사진을 찍으면서 습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망둥어의 생태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VCR 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마치 외국의 미스터리 서클같은 느낌도 난다.

자연이 만들어낸 생태는 묘한 긴장감을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고 용산을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한결 가벼웠다.

친구에게 답장이 왔기 때문이다.

얼른 들어온 3만원을 확인하고 싶었다.

가벼운 마음에 연신 셔터를 누르며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

 

 

 

돌아가는 길도 금빛 갈대밭에 가는 눈이 즐거웠다.

 

 

 

 

 

촬영중

 

 

 

아이들

 

 

 

 


큰지도보기

순천만갈대밭 / 생태보존,서식지

주소
전남 순천시 대대동 162-2번지
전화
061-749-3006
설명
전국 최대 규모의 갈대 군락지

 

순천만을 나와 보이는 간판은 망둥어 요리와 꼬막 정식 간판들 뿐이었다.

배가 많이 고팠지만 3만원이라는 돈은 KTX 비용이자 5,000원 내외의 밥값이어야 했다.

KTX 는 50% 할인을 받아 2만원에 이용이 가능했고 남은 만원안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했는데

꼬막 정식은 보통 11,000원씩 했으며 다른 음식점 또한 그랬다.

역전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떼우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옮겼을 때

버스 정류장 뒤쪽으로 칼국수 집이 눈에 들어왔다.

칼국수라면 아무리 비싸도 8,000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겠다 싶어 들어간 곳에서 뜻하지 않게도

맛있는 꼬막 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다.

푸짐한 양과 쫄깃한 식감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혼자 온 내게 후한 인심으로 사장님이 보통보다는 곱배기로 주셨다.

가히 푸짐한 식사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했다.

도움을 준 친구에게 굉장히 고마움을 느꼈고 곱배기로 챙겨준 사장님의 인심에 한 번 더 감사함을 느끼며 배부르게 버스에 올라타 순천역으로 돌아갔다.

 

버스정류장에서 가벼운 마음에 찍은 사진

 

 

 

 순천역으로 돌아와 표를 끊고 차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눈에 띄는 것은 트릭 아트 였다.

입체적인 페인팅으로 순천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토존으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2만원을 할인 받은 KTX 기차표

 

장장 6박 7일간의 모든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 KTX 차를 기다리며....

마지막 날, 이곳에서 쓴 메모를 잃어버렸다.

나름 여행 7일간을 마무리하며 깔끔한 정리를 하고자 느낌들을 정리해 넣었었는데

아이팟 터치를 중고로 팔면서 백업을 해두지 않고 그냥 초기화 시키는 바람에 이날 남긴 메모가 사라졌다.

그치만 여행기를 마무리하면서 느끼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정일 것이다.

7일을 같은 마음으로 다녔지만 아쉬움도 남고 바로 조금 전까지의 일정과 행동마저도 후회가 되기도 했던 여행이었다.

많은 것을 계획하고 구체적으로 짜보지 않고 떠났던 여행인지라 예산도 부족해 식당에서 10분간 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기도 했고 등짐 고리가 끊어져 수건으로 겨우 싸매고 다니기도 했다.

온전히 혼자 떠난 여행에서 심란한 머리속을 정리할 기회도 있어 좋았고 집중할 것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많은 여유를 가지게도 해주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내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던가

많은 것들과 이별한 나에게 그간의 맘고생과 그간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또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기보다는 혼자서 훌쩍 떠나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지역을 혼자 힘으로 다니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거 같다.

여행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었다기보다는 보다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마음의 초석으로 삼아야겠다.

여행은 그런의미에서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선물을 내게 해주는 것 같다.

조금 지루하고 따분한 삶을 보내면서 자신 스스로에게 마음의 여유를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꼭 혼자서 여행을 떠나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단 하루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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