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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경주 시골 만찬과 어두운 밤 [게스트하우스로 향하는 길]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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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를 드린 뒤 할머니가 생활하던 시골집으로 향했다.

시간이 많이 어둑해지는 시간이라 빨리 둘러보고 갈 생각으로 동네 어르신들께 드릴 음료를 챙겨 서둘러 집으로 갔다.

 

 

 

2년간 비워있던 집이었지만 여전히 십여전의 그때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주었다.

옆집의 식이 아저씩 댁으로 가 인사를 하려는데 마침 식사중인 아저씨 부부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시골된장과 밥이 어찌나 맛이 좋던지

허겁지겁으로 두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잘 먹는다며 옆에서 더 먹으라고 하시는 통에 진짜로 더먹을 것이 겁이나 일어났다.

배가 정말 많이 불렀다.

아저씨 부부와 작별을 하고 일어서 어둑해진 내태리 시골길을 내려갔다.

 

 

 어둑해진 시골길을 내려가기에 앞서 들린 먼 친척 할머니께도 인사를 드리러 갔다.

음료를 드리고 이런저런 안부 인사를 드리니 날이 너무 어둡다며 자고 가라시는 호의를 정중히 거절했다.

어두웠지만 게스트하우스에 이미 숙박비를 지불한 후이고 짐도 한아름 있어 어두운 시골 길을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아쉬워하시며 내게 양푼 하나에 토마토를 가득 담아 설탕을 뿌린 식사만큼이나 양이 많았던 후식을 제공해 주셨다.

정말 시골 어르신들의 손은 컸다.

너무 배불렀지만 할머님의 호의를 계속 거절할 수 없어 또 정말 입에 달아 배부름에도 꾸역꾸역 넣었다.

 

 

토마토까지 먹고나니 정말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

그런 어두운 시골길을 핸드폰 후레쉬에 의지해서 내태 저수지 길 및 빙빙 꼬여있는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생각보다 시골 밤길은 정말 어두웠고 위험했다.

가는 중에는 그냥 할머님 댁에서 자고 갈걸 그랬나 순간 후회할 정도로 위태롭게 내려갔다.

온갖 벌레 소리와 개구리 소리가 스산한 바람과 함께 무섭기까지 했다.

 

 

 그렇게 어두운 시골길을 내려오니 경주의 밤, 시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예술의 전당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내려오는 길에 열심히 사진을 찍었지만 DSLR을 잘 다루지 못해 건질 수 있는 사진은 몇장 되지 앟았다.

사진은 조금이라도 배우지 않고 DSLR을 다루기 보다는 역시 핸드폰 사진이나 똑딱이가 일반인에게는 더 나은 사진을 손에 쥘 수 있을 거 같다.

 

 

예술의 전당 바로 옆에는 축구장이 있었는데 꽤 늦은 시각이었지만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운동을 하기에는 좋은 날씨였고 축구를 하기에도 정말 좋은 축구장이었다.

 

 

 

 

 

이어 내천가를 따라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내천가를 중심으로 저녁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도 달리기에도 정말 좋은 날씨였다.

난 혼자 행을 할 때마다 참 좋은 날씨를 만나는 것 같다.

 

 바람곳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온 시각은 거의 10:00가 넘어서였던 걸로 기억한다.

낮에는 미처 찍지 못했고 보지 못했던 곳을 둘러보고 샤워를 한 후 여행을 위한 참고 책들을 통해 다음날 일정을 짜보았다.

경주는 할머니댁을 위한 방문만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크고 난후 둘러본 곳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책에서 소개하는 남산과 함께 경주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로비에는 여행 관련 서적도 보기좋게 전시 돼 있었고 여행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한데 모여 담소도 나누고 있었다.

 

 

 

 

 

 

 

 

 

 술자리를 좋아하는 젊은 주인은 내게도 나오라고 자리에 초대해 주었지만 내일의 일정을 위해 나가지 않았다.

결국 게스트가 비어있는 하우스를 지키는 모양새가 되어 사람이 없는 그 분위기 좋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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