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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날, 모든 순간

호주가는 비행기를 타며...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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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음이 필요했다.


그만큼 지난 1년은 정말 나태한 나였기에. 1년을 돌아보면 정말 길었고 한심한 스스로가 책망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지나고 보니 이렇게 또 짧게 느껴질 수가 없다. 정말은 정말이다.

오늘은 사실 24일까지의 기록이라고 볼 만큼 긴 하루였다.
물론 아직은 이틀이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27년만에 떨어져 살아본다.

생각보다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는 것을 보니 꽤 힘든 1년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많이 그립다. 첫날부터 일부로 카톡도 자주 보내며 나의 근황을 알렸다.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 분명 필요한 일이다.

여전히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나서는 길은 그저 다른 때보다 조금 낯설 뿐 어떤 설렘이나 실감도 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말이다.

3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가는 길 주윤발과 장국영이 나오는 도신이라는 영화를 보는 홍콩 승객들과 함께 섞여 갔다.

옆에 앉은 내 또래의 홍콩인은 그런 비행이 정말 익숙한 듯이 앞에 있는 엘씨디를 능숙하게 다루며 영화를 보았다.

그런 아주 쉬운 터치도 내게는 낯설고 어려운 조작이었기에 굳이 만지지 않고 그냥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으며 나오는 기내식을 먹으며 그렇게 갔다.

27년만에 처음으로 온 외국 땅은 홍콩이다.

비록 공항안 트랜스퍼하는 터미널뿐이지만 홍콩은 참 습하고 더웠다. 처음 3시간은 하루키의 책과 요즘 유행하는 진격의 거인으로 보냈던 거 같다.

그리고 홍콩에서 트랜스퍼를 기다리는 3시간 동안 한시간 정도 그 크고 넓은 면세점과 터미널을 걸어다닌 것을 생각하면 제법 지쳤을 법도 하다.

그래도 그덕분에 브리즈번으로 오는 11시간동안은 꽤 잠을 잘 수 있었던 모양이다.

불편한 이코노미에서도 생각보다 잠은 잘잤고

매끼 기내식이 나와서 앉아서 소화도 다 시키지 못한 채 밥만 계속 먹었다.

 

2013년 5월 23일,

처음으로 밟은 이국땅 홍콩을 지나 호주 브리즈베인을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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