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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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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 제주시 (2010.9.24) 제주도 해안도로 220km 하이킹 대장정의 마지막 날인 4일째의 아침 24일이 밝았다. 성산항 바로 옆에 위치한 시드 게스트 하우스의 바람은 날씨도 날씨지만 바람이 꽤나 쌀쌀했다. 새벽에 같은 방을 쓰시는 어떤 분이 문을 열어 놓고 주무시는 바람에 꽤 추웠다. 6시 30분에 기상하여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씻었다. 잃어버린 지갑을 찾기 위해서... 7시에 있는 무료 아침상 전에 후딱 가서 한바퀴를 돌아보았지만...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하도 두리번 다니면서 다녀서 이제 성산항 근처 길은 거의 외웠다시피... 여기 교차로에서 부터 성산고등학교 앞 시드 게스트 하우스까지는 1~2km정도 되는 거리인데 좀처럼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지갑을 쓴 곳이라 전날 밤 사장님께 내 연락처를 남기고 왔지만 한번..
서귀포시(월드컵경기장) - 성산(일출봉) (2010.9.23) 전날은 6시도 채 되지않아 숙박을 잡아 바로 들어가 끼니를 떼우고 지도를 보며 코스를 시뮬레이션하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벌써 내게는 하이킹이 3일로 접어드는 23일의 아침이 밝자마자 우린 찜질방을 나섰다. 정말 넓고 시설 좋은 그곳을 떠나려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무언가 전날과 달리 인상에 광택이 나는 것은 비단 아침햇살 때문만은 아니다. 제주의 찜질방은 수가 적은 만큼 시설들이 참 좋다. 사실 월드컴경기장내에 워터월드에 자리한 찜질방인데 좀 좋을까. 무료로 빨래도 해준다. 1인 빨래감 3개씩. 월드컵 경기장을 나와 30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외돌개가 있다. 이른바 장군바위라 불리는 이 곳에서 우린 올레꿀빵을 사먹었다. 큰 강정 안에 호두 과자처럼 달콤한 팥 고물이 들어 있는데 이름에 걸맞게..
대정-마라도-서귀포 (2010.9.22) 새벽에만 잠깐의 비가 내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날씨가 좋았던 22일의 아침. 대정 게스트 하우스에서 6시 30분에 기상한 난 5천원의 아침을 먹지 않기로 했다. 전날 저녁 뚝배기의 포만감이 가시지 않은 탓도 있지만 돈을 최대한 안써볼 요량이었다. 그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서 차례를 지내는 날이라며 송편을 찌어서 손님들에게 나눠주었다. 잘됐다 싶어 몇개의 송편으로 아침을 떼운 난 부모님께 추석인사를 드리고 수원 형님과는 작별해야했다. 형님은 2박3일의 일정이었기에 나의 마라도행과는 길이 달랐다. 난 형님과 헤어지기전에 어떻게든 렌즈를 고쳐보려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렌즈를 형님께 돌려드리려는데 형님이 선뜻 렌즈를 빌려주겠으니 여행이 끝나면 꼭 택배로 보내주라며 본인의 주소를 불러주었다. 감격. 이런 ..
애월 - 대정 (2010.9.21) 돌염전에서 사진을 찍던 내게 중년의 신사분이 말을 걸어왔다. 혼자 오셨냐는 그분의 물음에 그렇다고 하자 짝하나 붙여줄테니 서로 사진을 찍으며 다니라며 돌염전 너머에서 포즈를 취하던 한 청년을 불렀다. 3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는 그 어른의 말에 부리나케 달려왔고 이친구도 혼자 왔노라며 소개를 해주었다. 청년은 그런 그에게 사장님 저 버리시는 겁니까 하더니 이내 미소를 머금고는 잠시 쉬었다 가자 했다. 사장님이라는 중년의 남성은 자신의 아내와 함께 가는데 함께 가기엔 힘에 부쳐 그렇다 설명을 해주고 젊은 사람들끼리 먼저 가서 자리 잡으면 저녁에 회를 사주겠다면 우릴 보냈다. 우리는 아에 서로 카메라를 바꾸어 서로 수시로 찍어주기로 했다. 처음엔 갑작스런 동행에 조금 어색했지만 배에서부터 나를 보았다고..
제주항 - 애월 (2010.9.21) 제주항에서 후에 노량진에 찾아가 인사가겠노라하며 선생님가족과 작별하고 제주 하이킹에 연락을 하니 차량 픽업을 해주었다. 그렇게 5분도 채 되지 않아 제주하이킹의 봉고를 타고 도착한 제주하이킹. 나와 함께 탄 내 또래로 뵈는 남자 한명과 함께 사장님께 이런저런 설명과 조언들 추천코스들을 소상히 듣고 계약서에 싸인하고 1일 1만원 하는 보급형 아팔란치아 1.0 시리즈를 빌리기로 하고 직접 타보고 자전거를 결정해 보라기에 빨간색 자전거가 줄지어선 앞에 혼자 덩그라니 있는 검정색 아팔란치아 1.0 가장 구버젼인 녀석을 두번만에 선택해 버렸다. 왜 이 고물들 중에 가장 고물을 골랐을까? 우리집에 덩그라니있는 초록색 그 녀석이 생각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자전거는 잘 나가지 않고 기어도 수시로 헛도는 고물..
서울- 인천- 오하마나호 (2010.9.20 - 21) 오후 1시 경에 집을 나왔다. 돈, 핸드폰, 사진기, 먹을거리 등등 자잘하지만 중요한 몇가지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챙겨 집을 나섰다. 3시에 썩맨과 부평서 만나기로 했으나, 시작부터 여행에 대한 액땜을 하려는지 mp3 액정이 깨지는 불의의 사고를 겪었다. 바로 전날 업로드한 노래를 6일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서비스센터의 전화번호를 물어물어 알아내고 다행히 인천과 가까운 방향에 서비스센터 지점이 있다는 이야길 듣고 주안역으로 향했다. 석만이의 배려로 어쨋든 부평에서 조우하고 달려간 주안역에서 사망선언에 가까운 이야기를 듣고 만다. 고치는데는 54,300원....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다. 연휴가 끝나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좌절하고 주안역 롯데리아에서 토네이도라는 맥플러리 짜가를 먹..
부산까지 2시간 남기고 그리고 부산의 밤 (내일로 4일차_2013.03.03) 14:20 ~ 18:59 내가 탄 영주에서 부산을 가는 차다. 예상 밖에 처음엔 자리가 많이 남았았다. 여유롭게 근 30분을 가면서 부산의 먹거리나 야경을 용두산이나 광안리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있었다. 하루를 정리하는 여행 메모도 잊지 않고 있다. 졸릴 때 잠이 안오면 가져온 무리카미의 책(내가 달리기를 말할때 하고 싶은 기야기)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때 한 두명 씩 내가 잡은 자리에 주인이 들어와 앉기 시작했다. 하나 둘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하자 객차 밖에 말곤 자리를 잡기가 어려웠다. 옮기고 옮기고 불편하고 시끄러운 객차 사이 통로에 자리를 잡았다가도 금방 일어나 초반에 만끽했던 그 여유로운 자리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왔다갔다 반복했지만 이내 후회하고 말았다. 구미를 거칠때 사람들이..
제주도 여행- prologue 여행을 준비하며 2010.9.15 수요일 밤 11시 여행을 5일 남기고 잠이 오지 않았다. 눈꺼풀은 무거운데 잠은 쉽사리 오지 않는다. 지도를 보며 본격적으로 일정표를 만들어보았다. 20일부터 26일간의 여정, 6일중 4일간의 하이킹과 2일간 배안에서의 여정들. 제주도라는 남쪽의 우리나라 섬을 가는데 마치 외국을 가는것 마냥 설렌다. 준비물을 메모하고 예상 경비와 경로들을 기록한 일정표, itinerary 최근 외운 단어는 분명 그랬을 거다. 허접하지만 내손으로 처음으로 짜 본 내가 계획한 여향 나를 위한 나의 선물. 그 기대감이 점점 다가와서인지 왠지 모르게 흥분된다. 쉽지 않았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이 그리고 행동하기란 그린 쉬운 일이 아녔다. 분명 잃는 것도 있을 것이고 잊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겁내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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